• [학교 탐방 3] 새로운 다문화 세대의 교육, 대안제시 눈길
  • 입력날짜 2015-10-20 10: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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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의 교육풍향계 서울대동초등학
*전교생 약 40%, 올해 신입생 75%가 다문화 가족
*영주권 없는 경우 정규 교육과정 외 혜택 못 받아
*이중언어 교사 단 한 명, 획일적 교육행정 벗어나야
*기계체조부•축구부 전국 최고 수준, 유명 선수 배출
영등포구 대림2동에 위치한 대동초등학교의 현재 전경
영등포구 대림2동에 위치한 대동초등학교의 현재 전경
외국인이 지나가기만 해도 신기해하면서 뒤돌아 쳐다보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취업 또는 결혼 등으로 인해 다문화가정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의 교육문제가 하나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림2동에 있는 서울대동초등학교(교장 강향옥)는 다문화 시대의 교육문제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일종의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전체 학생 510명의 40.3%(206명), 신입생은 약 75%가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이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전체 초등학생 45만721명 중 2%(8605명)가 다문화 가정 학생인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서울 시내 전체 초·중·고등학생의 1%(104만684명 중 1만1722명)가 다문화 가정 학생이다.
10월 15일 열린 ‘세계시민교육대동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이 아시아 여러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10월 15일 열린 ‘세계시민교육대동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이 아시아 여러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10월 15일 대동초에서는 ‘세계시민교육대동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푸른 가을 하늘 아래 학생들은 다양한 세계 문화 체험을 하면서 옆자리 다문화 가정 친구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대동초는 서울 교육청에서 올해 2학기부터 시행하는 ‘한국어-중국어 이중 언어 교실 시범운영학교’로 지정됐다. 수학 등 정규교과 수업에도 정규교사와 이중언어강사가 함께 수업(Co-teaching)을 한다.

앞으로 다문화가족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중언어교육도 꾸준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대동초는 대표적인 시범학교인 셈이다.
2학기부터 이중언어강사 3명이 추가로 배치되면서 중국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언어 강사가 총 4명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학교는 올해부터 예비학교 과정을 만들어, 한국어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국어 시간에는 예비학교에서 운영하는 한국어 수업을 듣고, 나머지 수학과 과학 시간 등에는 기존 반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 많다.

강향옥 대동초 교장은 “한국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곁에서 선생님의 말을 통역해주는 보조교사가 절실하다”면서 “중국 등지에서 바로 학교로 전학 오는 경우도 일 년이면 2~30명에 달하고 이 지역의 특성상 생계를 위해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데도 영주권이 없는 학생들은 정규 수업만 받을 수 있을 뿐이며 방과후 수업 등에는 참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계체조부와 함께 뛰어난 실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축구부.
기계체조부와 함께 뛰어난 실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축구부.
획일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행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학교 현장을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강 교장은 “한국어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문인력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학교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어서 당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대동초등학교는 이 외에도 1997년 창단한 축구부와 2000년 창단한 기계체조부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2013년 전국소년체전 체조부 남녀 단체 은메달, 화랑대기 유소년축구대회 우승(고학년) 및 준우승(저학년) 등 외에도 수많은 우승 기록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강현주 기자

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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