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미화원, 우리가 영등포구의 얼굴!
  • 입력날짜 2015-11-02 19: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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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의 새벽을 여는 아름다운 사람들
“환경미화원이 없는 대한민국의 거리를 상상해 봤는가?”
“환경미화원이 없는 대한민국의 거리를 상상해 봤느냐”라고 반문한 영등포구 환경미화원 우종호씨가 양남로터리 주변 도로를 청소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환경미화원이 없는 대한민국의 거리를 상상해 봤느냐”라고 반문한 영등포구 환경미화원 우종호씨가 양남로터리 주변 도로를 청소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영등포구의 환경미화원은 마당쇠이자 영등포구의 얼굴이다”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출근길에 오르는 영등포구 환경미화원 우종호 씨(59세)가 말하는 환경미화원에 대한 정의다.
2014년 11월 19일 안양천 신정교 밑 축구장에서 시행된 영등포구 환경미화원 신규채용 실기시험에 고학력자를 포함, 68명이 몰렸다. 실재 채용인원은 7명으로 10대 1에 가까운 높은 경쟁률이다.

이날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2015년 1월부터 해당 부서에 배치되어 근무를 시작했으며 초임은 대략 180만 원 정도이다. 영등포구 환경미화원 총 146명이며 이중 98명이 고졸 이상의 학력 소유자다.

이렇듯 2005년 이후 법대 졸업생 등 고학력자의 지원이 늘고 경쟁률은 한없이 높아지고 있으나 환경미화원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편견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환경미화원의 작업복 차림은 대한민국 전역이 같다. 그러나 작업복이 같다고 해서 모두 자치단체의 소속(공무원)은 아니며 영등포구의 경우 용역과(위탁업체) 직영(구청 소속)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영등포구 환경미화를 위해 일하는 위탁업체의 수는 선별장 1개 업체를 포함해 9개 업체로 종사 인원은 184명에 이른다. (2014년 12월 기준) 이는 도로변 청소 81명, 기동대 15명, 재활용이 50명으로 전체 인원이 146명인 구청 소속 인원보다 38명이 더 많은 숫자이다.

위탁업체의 종사자 수와 직영 종사자 수가 역전된 상황에서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들의 볼멘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는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위탁업체 소속 환경미화원들의 실수나 불친절, 미흡한 청소 부분에 대해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앞뒤 자르고 질책을 하며 책임을 묻는 민원인들이 있다”라며 이에 대한 하소연을 쏟아냈다.

이병기 서울시청 노동조합 지부장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위탁의 비중을 줄이고 직영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특히 환적장에 근무하고 있는 유승주(39세) 씨는 “환적장에 쌓여있는 재활용 적재물이 빨리 처리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밝히고 그 이유로 재활용 적재물이 쌓여있어 재활용 수거차량이 선별장에서 하차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점을 들었다. 모범 근무로 구청장 상, 서울시장 상을 받은 바 있는 우종호 씨는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에 대해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고 있다”라는 점을 지적하고 분리수거에 대한 당부를 이어갔다.
우종호 씨는 “마늘 껍질, 귤껍질, 조개껍데기, 뼈다귀 등은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퇴임 후 계획에 관해 묻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다”라고 밝히면서도 60세에 일손을 놓아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해준 이남호, 이태기, 유승주, 우종호 이병기 지부장은 이구동성으로 임금 인상(서울시)과 인원 충원(영등포구청)을 희망하는 한편 언론에 보도되는 연봉 관련 기사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사실 확인을 위해 급여봉투를 제시하기도 했다.

“환경미화원이 없는 대한민국의 거리를 상상해 봤는가?”라고 반문하고 “직업에 대한 편견이 아니라 아름다운 모습,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다”라는 25년 차 환경미화원 우종호 씨의 호소가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

박강열 국장(pky@ydp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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