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구 대림2동, ‘대림 소통 길’ 그 운명은?
  • 입력날짜 2016-03-09 17:44:08 | 수정날짜 2016-03-09 20: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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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2.04㎞ 마을건강 산책로 정말 걷고 싶을 길로 다시 태어나길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2동이 주민등록인구 수 및 주민등록인구 수 대비 외국인 주민의 비율이 102%를 기록한 것은 이미 1년 전의 일로 언어장벽, 정보부족, 문화 차이 등으로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영등포구는 2015년 4월부터 대림2동 다사랑공원에서 시작해 골목길로 이어지는 총 2.04㎞의 마을건강 산책로 ‘대림 소통길’을 조성해 주민화합과 건강증진을 위해 운영해 오고 있다.
본지는 2회에 걸쳐 대림2동 다사랑공원에서 출발해 주택가 골목길, 시장길로 이어지는 ‘소통 길’ 안내 선을 따라 직접 걸으며 취재를 통해 본 ‘대림 소통 길’을 영등포시대 독자들에게 전한다.

대림동 주민들은 ‘소통의 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통길 안내는 노란 점선이 맡고 있다. 안내 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처음 만난 노문결(중국교포 50세)는 “1994년도에 서울에 왔다”고 밝히고 “들어보지 못했다. 아침에 출근하면 저녁에 들어오는 사람이 그걸 알 수 있겠느냐”고 답하고 현재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며 “꼭 기사로 써줄 것”을 당부했다.

한적한 주택가 골목에서 만난 주민 차회림(연변, 36세), 이름을 밝히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고 인터뷰에 응한 50대 주부 역시 “모른다”고 답했다. 바닥에 이어진 노란 점선을 가르치며 이선이 ‘대림 소통 길’ 표시라고 설명하자 “아 그러냐. 그동안 모르고 있었는데 말을 해 주니까 알겠다. 그런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냐”며 관심을 보였다.

이튿날 오후 다시 찾은 ‘대림 소통 길’ 아들 이민혁(10세) 군과 함께 외출에 나선 중국 할빈에서 온 김연숙(37세), 4년 전 중국 흑룡(헤이룽)강에서 왔다고 밝힌 김옥금(55세), 중국 길림(지린)성 에서 온 조학자(34세), 김뚱보 장국집 대표 등은 “모른다” “알지 못한다, 못 들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영등포구의 대림동 평범한 골목길 담벼락에 친숙한 그림을 그려 넣고 걷고 싶은 골목길로 조성해 건강증진을 위한 걷기 프로그램 함께 운영하는 영등포구보건소 관계는 ‘대림동 소통의 길’에 대한 취재 사실을 밝히고 현재 주민들의 호응과 홍보에 관해 묻자 “주민의 호응도가 적어 ‘소통의 길’ 운영을 계속해야 할지를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소통 길’ 사업은 2014년 7월 운영회를 구성하고 ‘대림 소통길’ 조성에 착수했다. 8월 29일 운영회의를 열고 임원 선출(회장 김종석, 부회장 조용준, 감사 최광자), 11월 자원봉사의 재능기부로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고, 지도 게시판, 운동정보 게시판 등을 설치했다.

이후 영등포구가 ‘대림 소통 길’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건강동아리를 운영, 알림 막 게재 등을 통해 소통길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본지 취재결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도로 공사로 인해 안내 선이 사라져 소통의 길이 어디로 이어졌는지 알 수 없는 구간이 있는가 하면 갈림길에서 양쪽으로 모두 이어진 안내 선으로 인해 어떤 선을 따라 가야 하는지
고민해서 판단해야 하는 구간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영등포구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소통의 길’에 대해 아는 주민이 거의 없다는 것과 안내 선이 사라져 불편한 점 등을 전하고 관리와 운영방안, 활성화에 대한 대책에 대해 거듭 묻자 취재가 대림동 소통 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고 ‘대림 소통 길’ 존치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단계에 와 있는 것 같다”며 ‘소통의 길’ 운영에 애로사항이 있음을 거듭 에둘러 표현하고 건강영등포 2080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건강영등포 2080프로젝트는 영등포구 관내에서 권역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7개소 동아리고 운영되고 있다”고 밝힌 관계자는 “건강을 희망하는 지역주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 전·후 체성분검사, 혈액검사, 혈압, 복부 둘레 등 개인별 운동과 영양 상담을 해 운동 전·후의 신체변화를 수치로 확인해 건강을 지킬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강조하고 주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겨우내 움츠린 몸을 펴고 야외활동을 준비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3월, ‘대림 소통 길’이 걷고 싶은 골목길, 구민의 화합과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길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민·관의 노력이 다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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