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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짓는 일이 아니라면 무엇이든지 할 것”
병마와 싸우는 9살 소년 조성근, 쪽방촌에서 키워온 축구선수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아이, 그러나 이젠 그 꿈을 접고 오직 약으로 평생을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는 9살 소년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영등포 쪽방촌에서 아빠와 함께 사는 9살 조성근 군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3월 11일(금) 뇌종양 수술을 받으면서 그 꿈을 뒤로하고 병마와 싸우고 있다. “치료비 마련을 위해서라면 죄짓는 일을 빼고 막노동은 물론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하겠다”는 조성근 군의 아버지(47세)와 성근 군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5월 4일(목) 영등포구 ‘좋은이웃들’ 봉사자와 역전파출소 관계자들은 뇌종양 수술을 받고 병마와 싸우고 있는 조성근(9세) 군을 찾아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성근 군을 위한 특별한 나들이에 나섰다. 4일 오후 3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 ‘좋은이웃들’ 봉사자와 영등포역전 파출소 관계자는 영등포 쪽방촌에서 조성근 군의 아버지를 만나 찾아온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현재 조성근 군이 가장하고 싶은 것, 가장 받고 싶은 선물 등을 확인한 후 인근 마트로 향했다. 운동을 위해 업혀가지 않겠다는 성근 군과 이동 중에 나눈 대화 일부를 소개한다. “5월 5일이 무슨 날인지 아니?” (정승희) “어린이날이요” (조성근) “그래, 그럼 어린이날은 누가 만들었지?” (정승희) “하나님이요” (조성근) “어린이날은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제정했단다” (정승희) “힘들면 업어줄까?” (정승희) “아뇨 운동해야 해요” (조성근) 걷는 것조차 힘겨워 보이는 조성근 군에게 업혀가기를 권했지만 “운동을 해야 빨리 낫을 수 있다”며 업혀가기를 거부해 걷고 쉬기를 몇 차례 반복한 끝에 목적지에 도착한 성근 군은 운동화, 최근 유행하는 장난감, 그리고 축구공을 선물로 골랐다.
쪽방촌으로 돌아온 조성근 군은 동네 어르신께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작은 목소리로 “건강하세요”라고 말했다.
3월 11일 응급실로 이송되어 14일 4시간 30분에 걸쳐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성근 군은 현재 쪽방촌에 거주하며 외래를 통해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뇌종양 제거 수술의 후유증으로 폭식 현상을 보이고,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언제 어떻게 쓰러질지 몰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는 말로 현재 성근 군의 건강상태를 전한 아버지는 조 모 씨는 “성근이가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성근 군 아버지는 학업을 중단하고 지속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성근 이의 건강과 함께 치료비에 대한 걱정을 나타냈다. 성근 군의 1차 수술비를 “뜻있는 이웃들의 도움과 그동안 자신이 모아두었던 쌈짓돈을 합해 해결했다”는 성근 군의 아버지는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며 아이의 치료비에 대한 걱정을 에둘러 나타냈다. 이날 성근 군의 특별한 나들이를 주선한 영등포구 “좋은이웃들” 봉사자와 역전파출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성근 군을 쾌유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쪽방촌에서 거주하며 병마와 싸우고 있는 9살 조성근 군에게 격려의 메시지와 희망을 후원하실 분은 영등포구 사회복지 협의회로 연락하면 된다.
조성근 군은 2016년 1월 영등포구 쪽방촌 취재 중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축구선수가 꿈입니다.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 올해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빠가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아빠 사랑해요~~”라며 밝은 웃음과 함께 공 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성근 군이 병마를 이겨내고 축구선수가 되는 꿈을 이룰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박강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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