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소개] 진보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 입력날짜 2017-02-28 14: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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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노무현주의, 탈호남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의 부활
진보의 부활을 위해서는 진보 오리엔탈리즘을 반드시 해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5가지의 구체적 현상에서 진보 오리엔탈리즘을 발견한다.

‘반노무현’과 ‘탈호남’이라는 정치적 상징을 통해서 진보 오리엔탈리즘이 정치 담론 공간에서 통용되는 점을 포착해 그 문제점과 대안을 다룬 “반노무현주의, 탈호남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의 부활”(시대의창 간)이 출간됐다.

“진보 내부에 있는 보수의 렌즈, ‘진보 오리엔탈리즘’을 걷어내라!” ‘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 사이드가 개념화한 이 말은 동양에 대한 서양의 편견과 왜곡, 동양에 대한 서양의 사고방식과 지배 방식을 말한다. 지배의 측면에서 볼 때 동양이 자체를 인식할 때 서양의 관점을 거친다는 점이 오리엔탈리즘의 핵심이다.

한국의 정치사회에서도 오리엔탈리즘적 성격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지은이가 ‘진보 오리엔탈리즘’이라 명명한 것으로, 보수에 의해 형성된 진보 내부의 의식이나 태도를 뜻한다.

진보는 자신을 인식하거나 규정할 때 보수의 렌즈를 통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은 바로 진보의 부활을 위해서는 이러한 진보 오리엔탈리즘을 반드시 해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지은이는 5가지의 구체적 현상에서 진보 오리엔탈리즘을 발견한다. ‘반노무현’과 ‘탈호남’이라는 정치적 상징을 통해서 진보 오리엔탈리즘이 정치 담론 공간에서 통용되는 점을 포착해 그 문제점과 대안을 다룬다.

지은이는 진보 오리엔탈리즘이 드러나는 구체적 현상으로 ‘①안보는 보수 ②이념 없는 민생 ③반대만 하는 진보 ④원칙 없는 역사 화해 ⑤탈호남’을 거론한다. 그리고 이 현상이 ‘반노무현’과 ‘탈호남’이라는 정치적 상징으로 나타나, 현재 구 민주당 세력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의 분열 그리고 진보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의 분열과 깊이 관련된 것으로 진단한다.

반노무현과 탈호남은 민주화 운동 세력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정치 사회적 약화를 바라는 보수의 기획과 맞물려 있다. 탈호남은 1987년 민주화 이후 호남 고립 현상을 벗어나기 위해 제기된 것이나, 그 과정에 보수 논리가 스며들면서 진보의 분열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었다. 반노무현은 노무현 대통령과 측근 정치 세력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민주화 운동권 세력 전반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뜻한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진보 야권이 크게 승리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의 분열이 승리에 도움되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국민의당 변수를 통해 총선 승리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은이는 그 분석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당시 승리의 원동력은 야권 분열에 따른 마이너스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강했던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이었다. 진보 오리엔탈리즘이 현실 정치에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분열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사후적으로 합리화한 총선 결과 해석만 보더라도 진보 오리엔탈리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지은이는 이를 매섭게 비판하며, 서로를 덫에 빠뜨리는 김대중 지지층과 노무현 지지층의 통 큰 연대를 주문한다. 그리고 진보 스스로 진보 오리엔탈리즘을 제대로 인식한 ‘자생적 중도화’의 길을 제안한다.

지은이 장신기는 2005년부터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 재직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정치 논객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인터넷 공간이 극단화되는 것에 크게 실망하여 논객 활동을 중단하고 대학 시절부터 관심을 두어온 김대중 연구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김대중에 대한 ‘41차 구술 인터뷰 작업’에 참여했고, 《김대중 연보》, 《김대중 전집 1부》(전10권) 등 김대중 관련 주요 연구 자료집 출간 작업에 참여했다. 김대중의 정치사상과 활동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영등포시대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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