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내고 화장실 이용해야 하는 '이스라엘'
  • 입력날짜 2013-02-04 04: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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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명철의 스무살 여행기-4] 회전문 옆 동전넣고 한번 돌아갈 수 있게

6월 19일 Local Time - 예루살렘 뉴 팜스 호스텔에서

정말 잠이 푹 들었다.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잤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씻고 구 시가지를 여행했다. 내가 있는 다마스커스 게이트에서 시작해서, 황금궁전과 통곡의 벽을 보았다. 황금궁전은 무슬림만 허용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지나쳤다.

통곡의 벽을 가까이서 보려면, 머리덮개를 써야했다. 다행이 그곳에 관광객용 머리덮개가 많이 있었다. 그중에 하나를 쓰고 통곡의 벽을 가까이서 보았는데, 그곳에서 전통 유대인복장을 한 사람들이, 성인, 어린아이 상관없이 통곡의 벽에 거의 붙어서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무슨 의식이나, 기도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구 시가지를 나와서 성벽을 따라 쭉 걸어서 다윗왕의 무덤과 마리아 영면교회, 최후의 만찬 다락방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구 시가지로 들어가서, 미로 같은 곳을 묻고 물어서 다마스커스 게이트로 다시 나왔다.

이번엔 사해로 가려고 준비를 했다. 그런데 예루살렘 버스 센터를 찾는데 한참 걸렸다. 나는 그냥 타고 온 버스 반대편에 가서 기다리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참을 돌아다닌 후에 기차를 타고 갔다.

지상 기차였다. 처음 기차를 타는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탄 후에 돈을 내는 시스템인줄 알았다. 그런데 돈을 받는 사람이 없는 것이었다. 단지 우리나라에서처럼 카드와 표를 찍고, 넣는 곳이 있을 뿐이었다.

여섯 정거장을 더 가서, 이스라엘 버스 센터에 도착했다. 나는 사해에서 엔 게디로 가는 버스를 찾았다. 그 버스는 직항버스가 아닌 듯 했다. 사해까지 가는데, 1시간 20분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나는 왕복으로 사해를 보러 갔다 오기만하면 버스 시간표가 끝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아쉽지만 사해여행은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꼭 가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키부츠에서 휴가를 받거나, 봉사활동이 끝나면 한번 가봐야겠다.

나는 도넛을 사고, 일단 내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한국인 꼬마아이들이 무척 많았다. 지금이 방학시즌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많이 돌아다닐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한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하반하 세계여행학교에서 온 것이라고 했다.

나는 이런 여행학교도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연령도 다양했다. 약 10개월 동안 세계를 돌아다닌다고 했다. 어렸을 때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은 무척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행을 하러 온 것이어서 고학년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6월 20일 Local Time - 예루살렘 뉴 팜스 호스텔에서

아침 일찍 6시에 일어나서, 떠날 채비를 했다. 그런데 숙소이용료를 내려고 생각해봤더니, 세켈이 부족했다. 나는 혹시 달러로 계산이 가능한가, 아니면 세켈로 바꿀 수 있는 환전소나, ATM기기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았다. 환전소나, ATM기기는 8시 이후에나 문을 연다고 했다.

하지만 새켈이 부족하니, 자신이 달러로 방값을 내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40달러를 주고 거스름돈 34세켈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약 10~20새켈이 수수료의 명목 하에 빠져나간 것 같았다. 공항에서의 환율과 비슷했다. 어디든지 환전을 할 때는 이정도의 수수료가 있으니 말이다.

텔 아비브 키부츠 센터에서

키부츠 센터로 가기위해 예루살렘에서 머물던 숙소에서 나와 기차를 타고 예루살렘 중앙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곳에서 텔아비브로 가는 버스를 타고 텔아비브 중앙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나는 돈이 얼마 남지 않아서, ATM기기를 찾았다. 그런데, 그 ATM기기는 딱히 뭐라고 적혀있지 않았다.

나는 MASTER CARD 나 VISA 같은 문구가 적혀있는 줄 알았는데, 없었다. 일단 그 ATM기기에 카드를 그었다. 그리고 암호를 입력하고 꺼낼 액수를 입력하고 기다렸지만, 서버가 인증되지 못했다고 하면서 거절되었다. 할 수 없이 일단 키부츠 센터로 향했다.

그리고 도착하라는 시간까지 아직 1시간정도 남았기 때문에, 나는 ATM기기를 찾았다. 한참을 묻고 걸어서, ATM기기를 찾았는데, 아까 본 그 ATM기기였다. 버스정류장에서와 똑같이 했더니, 이번엔 돈이 잘 나왔다. 밥을 먹고, 키부츠 센터로 향했다.

텔 아비브 해변에서

키부츠 센터에서 조금 기다린 끝에, 벨라가 배정을 해주었다. 위치는 요트바타였다. 요트바타의 위치는 에일랏으로 가기 전에 있다. 듣는 평으로는 좋은 키부츠였다. 지금 바로 가면 배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내일 아침에 거기 있는 키부츠닉이 마중을 나온다고했다. 그래서 나는 저녁 버스를 타고, 요트바타로 가야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7:30분에 그 키부츠닉에게 전화를 하면 된다고 했다.

나는 키부츠 센터에서 나와서 그 남은 시간을 보내기위해 일단 바로 앞에 보이는 해변으로 나왔다. 한국 해수욕장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파라솔도 그냥 오픈되어있었다. 바다를 보니 들어가서 수영을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짐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나는 이 수영계획을 에일랏으로 옮기기로 했다.

에일랏과 요트바타의 거리는 버스로 30분밖에 안되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잠깐 갔다 오는 것도 별 무리 없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에일랏은 세계 3대 스쿠버다이빙 지역이었다. 이 말이 물이 맑고, 위험하지 않은 좋은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어서 지정되었을 것 같다. 나는 이 해변이 보이는 곳에서 밥을 먹고 텔아비브 중앙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텔 아비브 중앙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일단 다시 한 번 내가 가는 요트바타의 버스를 물어보았다. 이번엔 처음 해보는 방식으로 티켓을 미리 샀다. 이 티켓에는 날짜와 시간, 비용, 플랫폼, 좌석번호까지 나와 있었다. 아직 안타서 모르겠지만, 짐작하기로 이렇게 멀리 가는 버스 같은 경우에는, 미리 예약을 해서 좌석을 배정하는 것 또한 있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다른 버스시간표에서는 같은 시각, 같은 버스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플랫폼 이였기 때문이다. 또, 내가 항상 생각했던 슬리퍼를 구입했다. 신발을 신는데, 대낮에 많이 걷다보면 항상 땀이 차곤 했다. 가격이 10~30 세켈로 구성되어있어서,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발이 탁 트이는 느낌이 좋았다.

소변을 보러 화장실로 갔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가. 인도에서 익히 보았던 돈 내고 쓰는 화장실 이였던 것이다. 그 화장실은 인도처럼 사람이 수금하고 싶을 때는 수금하고, 아닐 때는 없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라, 회전문 옆에 있는 동전투입구에 1세켈을 넣으면 한번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구조였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이스라엘에서도 화장실을 돈 내고 운영한다니 어이가 없었다. 설마 모든 공공장소 화장실이 돈 내고 운영되는 것인가?

씁쓸한 기분을 뒤로하고, 밥을 먹었다. 중옥반점이라고 한자와 히브리어로 쓰인 중앙 버스정류장에서의 가계에서 먹었다. 28세켈로 다른 식당과 비교해서 싼데, 양이 무지 많았다. 밥을 배부르게 먹고, 버스는 23:59분에 오기 때문에 기다렸다.


노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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