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 노동자 120만명, 노동시장 위치는?
  • 입력날짜 2012-11-22 06: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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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인권유린 외국인 노동자의 쉼터, 한국외국인지원센터 상담과
희망차게 시작했던 새해도 어느덧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일년 중 어느 때 보다 사람 사이의 온정이 그리워 지는 시기인 겨울을 맞이해 사회의 불공평과 타국에서의 외로움으로 치진 외국인 노동자들을 도와주는 한국외국인지원센터를 찾았다.
서울 금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한국외국인지원센터 (센터장 이하룡)의 첫인상은 ‘이국적’이라는것이었다. 흔히 아는 살색의 인형 대신 우리를 맞이 한 것은 좀 더 진한 갈색 빛의 피부와 터번을 두른인형이었다.

다른 한편에는 외국어 상담이 들려오고 있으며 다양한 현지언어지원가들이 많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러한 풍경은 노란빛의 피부에 검은 머리를 가지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대한민국의 국민 외에도 2012년 현재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 사회에는 훨씬 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는 산업인력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에서 많은 산업연수생 및외국인 노동자들을 받았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오늘, 120만명을 육박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사회에서 기피하는 3D 직업을위주로 노동자로서의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에서그들이 갖는 중요한 위치와는 반대로 임금체불, 산업재해, 사고, 폭행, 사기 등의 높은 장벽이 그들의 위치를 사회의 하층민으로 내몰고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인의 주요상담가 및 현지언어지원가들의 근무로 원활한 상담도와..

2004년 설립된 한국외국인지원센터는 노동부가 설립하고 (사)지구촌사랑나눔이 수탁받아 운영해 외국인노동자의 인권신장과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관이다.

지원센터의 많은 사업분야 중 상담과는 센터의 중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각 종 인권침해 및 한국생활의 원활한 적응을 도와줄 수 있는 상담활동을 하는 곳이다.

5인의 주요 상담가 및 몽골,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등다수의 현지언어지원가들이 많은 이주민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사례를 세심하게 보살피며 근무하고 있다.

도움 못 받고 돌아가는 경우도.. 답답한 사례를 토로하는 소통 창구 역할도



방문 당시 상담사들이 상담을 하고 있었다. 오른쪽 사진의 상담사는 관악지사 재활보상부의 성시영 과장.
방문 당시 상담사들이 상담을 하고 있었다. 오른쪽 사진의 상담사는 관악지사 재활보상부의 성시영 과장.
 


방문 당시에도 상담과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때마침 센터를 방문하신 할아버지는 중국 길림성 출신으로 2008년도 강동구에서 일하다 재해를 당하고 재해당시에는 정보 부족으로 산업재해를 받는 것을 포기하였다고 했다.

혹시나 해서 산업재해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센터를 찾았지만 하지만 할아버지의 경우 3년의 산재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고 이미 증거현장도 사라져 센터 측에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안타까운 경우라고 한다.

부인도 없이 딸 두명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할아버지는 비록 도움을 받을 수 없으나 답답한 사정을 시원하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 만으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직접 이야기를 들었던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재활보상부의 성시영 과장은 "할아버지 뿐만 아닌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사연이 하나하나 모두 안타까워 마음이 먹먹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앞으로 계속 늘어날 이주노동자의권익 보호하는 기관, 앞으로의 역할은?

저출산, 고령화, 3D업종의 기피 등의 모든 악재가 겹쳐진 대한민국의 미래는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와 같은 저출산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남한의 인구는 5만명으로 줄어들어 우리와 같은 모습의 한국인은 거의 멸종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은 이미 너무나도 많이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보편적인 의식이 바뀌지 않은 한, 앞으로의이주 노동자들은 더욱 더 늘어 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3D업종 등에서 우리를 대신 하는 그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잔혹한 범죄 중 일부가 정부당국의 허술한 관리 감독아래 불완전한 신분상태로 한국에 체재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로 인해 자행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어엿한 일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포용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계층임에는 분명하다.

또한 적법한 방법으로 한국에 와, 사회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한다면 이 또한 선진국 도약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일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보아야할 것이다.

상담센터의 지금은 바쁘지만 십 년 후, 이십년 후 산업재해, 임금체불 등의 불공평한 제약과 인권유린으로 고통 받는 이주자들을 상대하는 상담과의 할 일이 조금은 줄어들길 바란다.

황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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