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영화 설 자리 없다 … 해외수출은 지지부진
  • 입력날짜 2012-09-24 08: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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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社가 배급시장의 96.8%, 상위 3社가 스크린수의 86.7% 장악
영화계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영화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대상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도둑들’ 발언은 이 같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최재천 의원(민주통합당)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현재 상위 5개 배급사의 관객 점유율은 96.8%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위 5개사의 관객 점유율 95.4%보다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관객 점유율 1위는 ‘도둑들’을 배급한 오리온 계열의 배급사 쇼박스(28.4%)가 차지했다. 2위는 CJ E&M(24.1%), 3위는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21%), 4위는 롯데엔터테인먼트(19.8%), 5위는 필라멘트픽처스(3.5%)가 차지했다.

주요 3사의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 스크린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스크린 점유율은 86.7%에 달했다. 이는 2007년 60%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복합상영관 브랜드 CGV와 프리머스를 보유한 CGV가 전체 스크린 수의 42.3%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2위에는 스크린 점유율 25.3%를 차지한 롯데시네마, 3위에는 스크린 점유율 19.1%를 차지한 메가박스가 올랐다.

전세계에서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영화 수출액은 2005년 이후 감소하다가 지난해가 돼서야 겨우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5년에는 수출액이 7599만4580달러였지만, 지난해 수출액은 1582만8662달러에 불과했다. 편당 수출가는 2005년 37만6211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4만479달러에 불과했다. “2000년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한국 영화가 좋다는 얘길 많이 들었지만, 요즘은 괜찮은 게 없다는 말만 듣는다.”는 김기덕 감독의 말이 와 닿는 대목이다.

최재천 의원은 “대기업이 제작, 배급, 상영까지 도맡아 하는 수직계열화로 작은 영화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다양한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상영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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