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기를 넘어 버거운 삶을 버텨온 이들을 위로한다
  • 입력날짜 2012-12-02 09:12:29 | 수정날짜 2012-12-02 12: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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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현 ‘프로파간다 : 사이렌의 노래’
[문래예술공장 MAP 선정예술가] 전수현의 ‘프로파간다 : 사이렌의 노래’가 문래예술공장 1층 스튜디오M30에서 12월 7일 오후 6시 첫 공연을 시작으로 12월 30일까지 열린다고 지난 1일 문래예술공장은 밝혔다.

MAP는 비언어 신체예술, 음악, 장소, 특정적 예술 등 특성화된 분야의 잠재력 있는 예술가를 선발하여 새로운 창작 시도를 완성도 있는 프로젝트로 발표할 수 있도록 제작비, 공간장비, 멘토링, 크리넥, 네트워크 등을 지원하는 예술창작 지원 시스템이다.

공연관계자는 “이전까지 권력을 블랙코미디의 화법으로 다뤄왔던 전수현은 문래예술공장 MAP 프로젝트를 통해 기묘하게 변모한 새로운 형태의 권력을 그려낸다. 야구 경기장이라는 시-공간적으로 제한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군중의 자발적인 힘을 보여줄 전수현의 <프로파간다 : 사이렌의 노래>는 그 힘 혹은 광기를 넘어서 버거운 삶을 버텨온 이들을 위로할 것이다”며 “공연이 성황리에 펼쳐질 수 있도록 관심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프로파간다 : 사이렌의 노래’ 메인포스터
프로파간다 : 사이렌의 노래’ 메인포스터
 
‘…우리는 전수현이 경기장을 목격한 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그의 시야에는 그들을 응원하고 독려하면서, 마치 그들의 승리가 나의 승리 또한 이끌어 주리라는 소소한 믿음을 지닌 관중이 있다. 그리고 그 시선은 관중들의 광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또한 어딘지 모르게 따뜻하고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 안에는 버거운 삶을 버텨온 이들의 피로감과 더불어 또 다른 환희 역시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원형경기장의 태생적 폭력성과 스포츠의 파시즘에 대해 알고 있었다. 고로 여기서 그것들에 대한 진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보다 집단병리적 현상이 초래하는 병폐에 대해 말하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조울증을 오가며 신경증을 앓고 있는 그들이 그 장소에서 선택한 것은 비현실에 기인한 조증이며, 그 병폐한 두 상태의 간극은 스스로 자멸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만큼 넓고 깊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곳으로 그들을 이끄는 것은 그들의 욕망이며, 자발적 에너지라는 사실이다. 즉 자신의 실존을 거절하고, 신성한 집단 안으로 걸어 들어가 다른 생을 살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집단에의 편입을 스스로 거부하는 자들 - 여기서 작가를 포함하여 - 그리고 비자발적으로 거부된 자들은 어김없이 폭력의 대상으로 추락하게 된다. 하지만 과연 이때 추락(혹은 집단으로부터의 죽음)이라는 것이 우리를 지독하게 고독하고 암울한 세계로 내모는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영화 ‘도그빌’이나 ‘말레나’의 배경이 되는 사회보다 더 복합적이고 부조리한 곳이 현실이고, ‘이곳’이며, 신성한 집단이지 않던가?.....’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김수미(미학) 중에서....

관람은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창작공간 문래예술공장 전화 02-2676-4300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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